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

  • 자 :박소정
  • 출판사 :다산책방
  • 출판년 :2014-12-02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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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선의 조향사입니다…

제2회 퍼플로맨스 대상 수상작



“결국 당신을 울게 하는 것,

그것이 향이고, 향이 가진 힘이라 믿었다”




제2회 교보문고 퍼플로맨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가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조선 효종 시대, 최고의 향장을 꿈꾸는 한 여인과 그녀에게 이끌렸던 두 남자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이 소설은 600여 편의 응모작 중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며 ‘첫 소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는 평을 받았다.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는 조선 최초의 조향사를 꿈꾸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소설로는 좀처럼 표현하기 어려운 ‘향기’의 세계를 섬세하면서도 감성적인 문장으로 그려낸다. 또한 개성 넘치는 매력적인 등장인물과 젊은 작가 특유의 감각적인 묘사, 흡인력 있는 스토리로 역사 로맨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는 작품이다.

소설은 힘든 삶 속에서도 자신의 꿈과 사랑을 지키려 노력했던 한 여자와 각자의 방법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또 그 꿈을 지지했던 두 남자의 삶을 통해 무언가를 사랑하고 그것에 삶을 온전히 바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지만 가치 있는 것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향기’라는 매개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바꿔주는 많은 것들과 그것을 소중히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선 최고의 조향사 수연과

그녀의 향을 사랑한 남자 봉림대군

백 가지 향보다 진한 천 일간의 사랑 이야기!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의 주인공 수연은 부모를 잃고 고아로 자란 소녀이다. 신분도 낮고 재산도 없는 그녀는 하루 일해 하루 먹을거리를 충당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녀는 “손이 닿는 곳은 어디든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감각과 재주를 타고났다. 수연은 궁핍한 삶 속에서도 자신의 운명에 좌절하고 한탄하거나 넘볼 수 없는 화려함을 꿈꾸지 않는다. 팍팍한 일상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꽃피우며 살아간다.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젊은 작가의 첫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감성적이고 차분한 문장으로 그려낸 조선 시대의 한 여성의 삶이다. 결코 부유하거나 풍족하지는 않지만,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수연의 일상은 한국적이면서도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그 미운 얼굴 좀 어떻게 생겼는지 보자. 수연은 우선 부엌에서 찹쌀가루를 내어 끓는 물을 붓고 반죽을 했다. 그 반죽을 조금씩 떼어 아기 얼굴을 빚듯 동글납작하게 만들고 기름에다 앞뒤로 지졌다. 적당히 익은 반죽에 사당을 발라놓고 어떤 꽃을 올릴까 고민하던 수연의 눈에 붉게 익은 산딸기가 들어왔다. 산뜻하면서도 달달한 향이 아씨의 마음을 돌려놓으리라. 수연은 싱싱한 산딸기를 씻어내어 반죽에 올리고, 산딸기를 올리지 않은 반죽에는 장미 꽃잎을 올렸다.

아씨가 채 울음을 그치지도 못하고 그녀가 만든 화전을 집어먹는 것을 보니 수연은 같이 울고 싶어졌다. 아씨도 어른이 되기 위해 몇 번이나 울어야 했을까.“ _9쪽



수연이 빚어내는 멋과 향 속에는 늘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배려가 숨어 있다. 아름다움을 알기 위해서는 사람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그것을 자연스럽게 실천하며 살아가는 수연 곁에는 형제처럼 그녀와 함께해온 남자 단이 있다. “수연이 어디에 있든, 그곳이 따뜻하기만을 바라는” 다정한 사람인 그는 수연에게 가족보다도 가깝고 부부보다도 애틋한 존재이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함께해온 탓에 서로의 관계를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존재이기도 하다. 꽃과 사람, 세상을 사랑하는 법은 알지만 남자를 사랑하는 법은 아직 모르던 수연은 늘 곁에 있던 사랑을 눈치채지 못한다.

단과 수연 사이의 아직 서툴고 설익은 감정. 누구나 경험하는 아직 미숙하지만 그렇기에 다시는 느낄 수 없는 그 순간이 소설 속에서 현실적으로 묘사된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서툰 사랑의 이야기가 읽는 이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저자는 돌이킬 수도 없고 다시 시작할 수도 없음을 알기에 더욱 안타까운 첫사랑의 순간과 그 사랑이 결국 매몰찬 현실에 밀려 지워질 때의 안타까움을 섬세한 문장으로 그려낸다.



“수연은 마지막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큼성큼 단에게 빠져들던 나날이 떠올랐다. 만약 우리가 맺어진다면 더없는 축복이어야 했다. 서로를 돌보지 못하고 각자의 상념에 빠져 아파하는 건 수연이 바란 것이 아니었다. 턱 밑으로 눈물이 떨어졌다. 은이도, 단도, 수연도 완전히 혼자가 된 것이다.” _82쪽





“애초에 내 것이 아니라 생각했지만,

오직 한 사람이 욕심났다.

나는 내 삶에서 천 일을 잘라내어 그곳에 남겨두었다.”




“이 이야기는 ‘조선에 술을 증류하여 얻은 주정으로 알코올 향수를 만든 여성 장인이 있었다면?’이란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거기에 사랑이 더해져 지금과 같은 형태가 완성되었습니다.

사랑은 허기진 감정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색채가 가득한 미술관이나 영화관, 혹은 심장이 쿵쿵 울리는 공연장을 나왔을 때 머리가 어질한 것처럼 온 신경을 집중해 후각의 세계에 빠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조선과 같은 폐쇄적인 사회에서 신분의 벽을 뛰어넘어 자신의 꿈을 추구한 여성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 여성이 사랑을 한다면 어떤 사랑을 할까.

사실 누구나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이야기이지만, 그만큼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는 그 흔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 ‘향기’라는 요소를 더해 지금까지 역사 로맨스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독특하면서 감성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수연은 흔한 로맨스의 여주인공들처럼 자신의 감정을 눈치채지 못하고, 주위에 휘둘리거나 여러 사람을 저울질하지 않는다. 누구보다도 자신이 사랑하는 것, 원하는 것을 명확히 알고 그것을 얻으려 노력하며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꾸려간다. 그렇기에 연민과 공감을 느끼고 자기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는 인물이다. 또한 수연은 아무리 팍팍하고 힘든 삶 속에서도 아름다움의 가치를 잊지 않고 세상을 조금 더 향기롭게 만들 줄 아는 사람이다. 개성과 주관이 뚜렷하면서도 여성적인 매력을 가진 수연이라는 인물이 두 남자와 그녀 사이의 애틋한 사랑에 현실성과 설득력을 더해주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수연에게도 자신을 잃고 그저 운명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너무도 크고 깊어서 자기 자신조차 붙잡기 힘든 사랑이 찾아온 것이다. 저자는 수연과 단의 관계를 통해 친구처럼 가족처럼 함께해온 사랑을 그려낸 데 이어, 후에 효종이 되는 인물인 정연을 또 한 명의 남자로 등장시킨다. 정연과 수연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아득하고 비극적인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은 수연의 인생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다.



“애초에 자신의 것이 아니라 생각했으니 미련은 덜했으나 단 한 사람이 욕심났다. 그러나 더 이상 곁에 머물 수 없었다. 수연은 그녀의 생에서 천 일을 잘라내어 심양에 남겨두었다.” _165쪽



삶과 사랑, 그리고 꿈 사이에서 잔인한 선택을 강요당하는 수연. 하지만 그녀는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을 사랑하고 그들의 삶을 향기롭게 하려는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는다.

“심장이 멎는 것보다, 숨을 쉴 수 없는 게 더 슬픈 일”이라 이야기하던 그녀는 결국 자신이 평생에 걸쳐 사랑해온 향에 삶을 바친다. 하지만 정연에 대한 사랑을 버린 것은 아니다. 어느 쪽을 택하고 어느 쪽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향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정연에 대한 사랑도 있었음을, 눈앞의 길조차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 자신을 이끌어줄 수 있는 것은 무언가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마음뿐임을 깨달은 것이다. 저자는 수연의 삶, 그리고 마지막까지 그녀 곁에 있으려 했던 단과 정연의 삶을 통해 우리가 늘 꿈꾸지만 차마 갈 수 없었던 길, 사랑하는 것에 모든 것을 바치는 삶의 가치를 보여준다.

운명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나, 사랑으로 인한 비극을 그린 소설들은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우리가 사랑 이야기를 읽고 감동하는 것은 그것이 단순히 아름답거나 비극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이 우리가 잊고 있던, 혹은 잠시 놓치고 있던 감정들을 일깨워주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메마를 때라도 잃어버려서는 안 될 감정이 있다는 것, 놓쳐서는 안 될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는 바로 그것을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알려준다. 이 작품은 삶이 지치고 어려울수록 듣고 싶었던 이야기, 그래도 아직은 어딘가에 남아 있으리라 믿고 싶은 그런 감정과 사람들이 담겨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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